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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이 일어난 지 74년이 되었다. 1950년 6월 25일에 시작된 전쟁은 1953년 7월 27일에 겨우 끝이 났지만, 전쟁의 당사자였던 남북이 배제된 채 미국과 소련 간 정전협정으로 끝난 한국전쟁은 남북 분단을 고착화시켰고 한반도에 커다란 상처를 남겼다.
[평화 = 비둘기] 공식
개인적인 일상의 평화를 갈구하고 더 나아가 세계와 가정, 직장에서의 평화로운 삶을 기원하며 사는 우리 국민들은 '평화'라는 단어에 '비둘기'를 가장 먼저 떠올리는 반면, 유럽 사람들은 비둘기가 아닌, '인권이나 자유, 복지, 평등, 관용' 등의 구체적인 가치를 가진 단어들을 떠올린다고 한다.
갑작스런 분단으로 그 누구보다 평화를 갈망하는 우리들은 아이러니하게도 평화를 단지 추상적인 상징물로, 혹은 고귀한 가치로만 생각하는 한계에 부닥쳐서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가치로 발전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버스정류장이나 길에서 흔히 마주치는 비둘기를 보면서 '아! 평화'라는 생각은 전혀 해 본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평화'라고 하면, 단지 '비둘기'만을 떠올릴 뿐, 정작 무엇을, 어디서, 어떻게 노력해서 '평화'를 이뤄야 할지 모른 채 분단과 갈등에 익숙해져 74년을 보냈다.
남한이 생각하는 평화와 북한이 바라는 평화는 분명 다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만나서 소통하고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 만나지 않으면 오해와 불신만이 쌓인다. 유치한 풍선을 날려서 위협하고 대북 방송을 통해 적개감을 높이는 공포의 균형을 맞출 게 아니라, 평화를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지 의논하고 공통의 가치를 발견하기 위해... 이제는 노력해야 한다.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오물풍선' 재난문자를 받아보며,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는지 답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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