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정상 체온은 체격이나 나이에 따라 약간의 개인차는 있지만, 우리 인체는 36도~37도 체온 범위에서 정상적으로 작동되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영유아와 성장기 청소년의 체온은 성인에 비해 조금 높은 편이고, 65세 이상 노인의 체온은 0.5도 정도 낮은 게 일반적이다.
우리는 생리적으로 35도~40도까지 버틸 수 있지만, 체온이 너무 올라가거나 내려가면 대사기능이 저하되고 혈액순환이 되지 않아 생명이 위험해진다.
혹서기 열사병과 횡문근 융해증
평상시 체온이 올라가면 땀이 나면서 열이 발산되어 체온 조절 기능이 작동하지만, 중심 체온이 40도를 초과하면 대사에 문제가 생기는 열사병 증상이 나타나며 이때 신속하게 조치하지 못하면 '횡문근 융해증'으로 이어져서 뇌와 근육이 녹아 혈액이 탁해져 콩팥이 망가지고 결국 심장을 멈추게 하는 사망에 이르게 된다.
더운 날 강도 높은 야외활동으로 열사병에 걸리면 중추신경계 저하로 의식을 잃고 쓰러지게 되는데, 폭염에도 쉬지 않고 장시간 밭일하는 고령층과 만성질환자, 비만인, 훈련받는 군인 등이 열사병의 위험군이다.
19세의 순직 군인
2024년 5월 23일 강원도 인제군에 위치한 육군 제12보병사단 신병교육대에 입소한 9일 차 훈련병(이등병)이 몇 시간 동안 불법적인 군기훈련을 받고 이틀 뒤인 5월 25일 사망했다. 나라 지키는 군인을 만드는 훈련소에 들어간 지 10일 만에 주검이 된 19세의 젊은이는 5월 30일, 1계급 추서된 일등병으로 순직 처리되어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5월 23일 18시 49분경, 속초의료원에 도착 당시 체온이 41.3도였고 나이와 이름을 묻는 질문에 정상적으로 대답할 수 없는 상태였다고 한다. 속초의료원은 지나친 체온 상승과 무리한 운동에서 비롯된 근육 손상을 원인으로 하는 횡문근 융해증으로 진단하고, 다른 병원으로 전원을 시도하여 21시 37분경 강릉아산병원 응급실에 겨우 도착했고 다음 날인 24일 03시 30분경에 혈액투석을 시작했으나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25일 15시경 사망했다.
사망한 훈련병은 '전날 밤에 떠들었다'는 이유로, 다음 날인 지난 23일 다른 훈련병 5명과 함께 '완전군장'으로 몇 시간 동안 연병장을 돌거나 선착순 달리기 등의 군기훈련을 받다 쓰러져, 이틀 만인 25일 이 세상을 떠났다.
안타깝고 침통한 마음으로 젊은 군인을 떠나 보내는 조촐한 영결식이 있었던 5월 30일에 국민의힘과 윤석열 대통령은 충남 천안시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제22대 국민의힘 국회의원 당선인 워크숍'을 열고 당선을 축하하는 행사를 가졌다.
열사병 증상과 예방
· 땀을 너무 많이 흘려 열발산 한계에 도달하면 열을 식히는 기전이 손상되어 중심 체온이 올라간다.
· 체온이 올라가도 땀이 흐르지 않고, 구토가 나거나 열경련으로 인해 다리에 쥐가 나고 의식이 흐려진다.
· 혹서기에는 열파에 장시간 노출되는 작업이나 과도한 운동은 피하고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를 병행해야 한다.
· 체내 수분과 염분 결핍으로 열탈진 증상이 생기면 물이나 이온음료를, 조금씩 섭취하여 천천히 전해질을 보충한다.
횡문근 융해증
갑자기 고강도 운동을 하게 되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는데, 과한 운동으로 근육에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으면 근육 손상과 괴사가 발생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근육세포막 안에 있던 물질들이 혈액 속으로 녹아들어가는 것이 '횡문근 융해증'이다. 초기에 적절한 처치를 지체 없이 시행하지 못하면, 이 물질들이 콩팥으로 가서 필터 기능을 망가뜨려 급성 세뇨관 괴사나 신부전증을 일으키며 혈액 속 칼륨 수치가 높아지면 결국, 심장까지 멈추게 한다.
횡문근 융해증은 무증상에서부터 근육 통증과 경직, 부종, 현기증 등의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므로, 운동 후 극심한 근육통과 무기력, 근무력감이 이어지거나 소변색이 적색이나 갈색으로 변한다면 단순 근육통이 아닌 '횡문근 융해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횡문근 융해증은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신부전, 세뇨관 괴사 등의 합병증 예방을 위해 적극적으로 수액을 투여하여 미오글로빈을 신장 밖으로 빠르게 배출시키고 전해질 불균형을 교정하며, 신장의 손상 정도에 따라 신장 투석을 실시한다. 급성신부전증의 합병증이 생기는 경우가 많으나 상태가 심하지 않고 질병 초기에 정확한 치료가 이루어지면, 수주 내에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될 수 있다.
횡문근 융해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본인의 신체 능력에 맞게 단계적으로 천천히 운동량을 늘려나가는 것이 중요하고 충분한 수분 섭취와 휴식을 취하면서 운동해야 한다.
병역의 의무를 수행하던 꿈 많은 청년이 사적 처벌에 가까운 금지된 군기훈련으로 졸지에 목숨을 잃고 현충원에 안장되던 날, 굳이 그날에 맞추어 축하연을 했어야 했을까? 임기 첫해 폭우로 인한 침수로 일가족이 사망한 반지하 주택 창문 앞에 쪼그리고 앉은 사진 속 대통령과 서울 시장, 이태원 참사, 말단 군인의 죽음 등, 힘없고 약한 사람들의 비참한 사고를 처리하는 행위 어디에도 국민과 생명에 대한 존중과 공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현재 국회 청원 홈페이지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국회 탄핵소추안 발의를 요청'하는 국민청원이 진행 중이다.
[출처 = 서울아산병원, 나무위키, 위키트리,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대한민국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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