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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살충제의 악순환

by 두우주 2023.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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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고 습한 밤, 겨우 잠들었는데 귓전에서 윙윙거려 잠을 잘 수가 없다. 숨었다가 불만 끄면 들이댄다. 졸리고 짜증 난다.

얼마 전 당근에서 '불 끄고 플래시로 비춰서 찾아보라'는 팁이 생각났다. 찾게 되더라도 천정에라도 붙어 있으면 모기약을 뿌려야 하는데, 에어졸이나 냄새도 싫은 데다가 한 번에 잡히지도 않는다.

 

유사 이래 우리는 해충들과 끝없는 싸움을 하고 있다.

이미 기원전 2500년경 메소포타미아 지방에서 유황화합물을 살충제로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고

중국에서는 기원전 1200년경에 균류와 해충을 없애기 위해 수은 등의 물질을 사용했다고 알려져 있다.

 

유명한 대규모 수은 중독 사례가 있다. 1950년 후반 일본의 질소공장에서 수은화합물 폐수를 바다에 무단방류하여 발생한 것으로, 미나마타만의 수은 농도는 바닷물에 희석되어 0.0006ppm에 불과했지만 먹이사슬을 따라 위로 올라갈수록 농도가 증폭되어서 물고기는 최대 8만 배 증가한 50ppm이나 함유하게 되었으며 이들 어패류를 꾸준히 섭취한 새, 고양이, 사람들에게서 중독증상이 나타나 사지마비와 청력 장애, 시야 협착, 의식 장애, 광분 상태, 기형아 출산이나 사산 등으로 이어진 미나마타병 사건이다. 환경오염은 오랜 기간 걸쳐 농축되어 먹이사슬 맨 위에 있는 인류에게 가장 치명적인 중독으로 발병하여 죽을 때까지 고통받는다.

근대 과학기술의 발달은 한 편으로는 재앙을 불러왔다.

1939년 DDT의 탁월한 살충효과를 처음 발견하여 농사에 방해되는 해충퇴치와 기생충 박멸 등, 인류를 이롭게 하려고 사용한 것이 오히려 해충은 더 강력해지고 농작물이나 가축 등에 잔류했던 살충제 성분이 우리 몸으로 들어와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키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해충퇴치에 있어서 인간은 한 마리도 살려둘 용의가 없지만 안타깝게도, 현재까지 개발된 그 어떤 살충제도 완벽한 박멸은 불가능하다. 오히려 살아남은 개체들이 기존 살충제에 내성을 가지게 되어 더 독성이 강한 살충제를 써야 하는 끝없는 악순환이 반복될 뿐이다. 매년 조류독감이나 구제역이 되풀이될 때마다 죄 없는 가축을 살처분할 게 아니라 개체의 다양성으로 면역력을 높이고 밀집된 사육환경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