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은 가벼우면서 강한 특성으로 현대 사회 전반에 걸쳐 폭넓게 쓰이는 반면, 인류는 절대로 썩지 않고 계속 쌓여만 가는 플라스틱의 폐기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다.
재활용은 한계가 있고 생분해 플라스틱은 고비용과 까다로운 분리배출이라는 단점으로 완전한 대안으로 자리 잡기 어려운 데다가, 정부의 일회용품 관련 정책마저 후퇴하면서 기업들은 소극적인 행태를 취하고 있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에서는 지난 2020년부터 시민들이 참여하는 플라스틱 사용량 조사(플콕조사)를 통해 기업과 정부의 플라스틱 정책 변화를 촉구하기 위한 기초 자료를 모으고 있다.
조사의 목적은 실제 소비 단계에서 어떤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이 얼마나 사용되며, 또 어떤 기업이 플라스틱 감축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하는지를 밝히는 것으로, 2023년 7월 23일부터 7월 29일까지 총 7일간, 전국의 다양한 연령대와 가구원을 가진 총 2,084명의 시민들이 참여하여, 직접 사용하고 버린 플라스틱의 종류 및 사용 현황을 앱에 입력하여 나온 데이터를 토대로 『2023 플라스틱 배출 기업 조사 보고서 - 우리는 일회용을 마신다』를 펴냈다.
지난 1월 24일 발간된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2,084명의 시민들이 일주일 동안에 1인당 약 41.3개의 일회용 플라스틱을 사용했고, 이 가운데 식품 포장재로 쓰인 일회용 플라스틱은 지난 4년간 계속 늘어나, 전체 플라스틱 배출량의 78.3%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 식품포장재 비율 : 2020년 71.8% → 2021년 78.1% → 2022년 73.2% → 2023년 78.3%
전체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의 78%를 넘게 차지한 식품 포장재 중에서, 생수·음료류 포장재는 48.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다음은 과자·간식류 포장재로 19.6%, 그리고 즉석밥·밀키트 등 간편식류가 14.3%로, 전체 1,2,3위를 차지했다.
우리가 버리는 일회용 플라스틱 3개 중에 1개가 일회용 음료에서 배출되었으며, 생수와 음료류는 4년 연속 가장 많은 플라스틱을 배출시키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일회용 플라스틱 배출량이 가장 높은 생수·음료류 상위 5위권을 공개하고 ESG 경영 실적 보고서를 통해 플라스틱 사용 실태 및 감축 계획을 분석했는데, 일부 기업만이 플라스틱 사용량 및 절감 목표를 공개했으며, 궁극적 해결책인 재사용·리필 시스템 도입 및 확대에 대한 계획은 전무한 상태였다고 한다.
전체 일회용 플라스틱의 재질을 살펴보면, 재활용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단일 재질 및 구조 플라스틱의 비율은 52.2%였으며, 나머지 절반가량의 플라스틱 폐기물은 재활용이 어려운 재질로, 현실은 이 절반도 재활용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단일 플라스틱 : 52.2% = PET : 27.8%, PP : 10.5%, PS : 1.8%, HDPE : 10.1%, LDPE : 1.9%의 합계
전 세계 2,300여 개의 환경단체들이 연대하여 운영하는 플라스틱추방연대(Break Free From Plastic, BFFP)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 동안 일회용 플라스틱 배출에 대한 글로벌 기업의 책임을 묻는 플라스틱 배출량 조사를 진행하였으며, 여기서 코카콜라는 5년 연속 1위 오염유발 기업으로 지목되었고 네슬레와 펩시코, 유니레버가 상위권에 위치하고 있다. 이에 대해 코카콜라는 2030년까지 전 세계 판매 음료의 최소 25%를 재사용 가능한 병(유리, 플라스틱)으로 교체하겠다고 발표했으며, 펩시코는 리필용 탄산음료인 소다스트림의 투자를 증대했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의 2023년 보고서는 환경에 대한 시민들의 의식 변화와 동참률은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플라스틱 배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기업과 정부의 정책 변화는 여전히 미흡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출처 = 그린피스 동아시아 서울사무소]
올 3월부터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호텔 등 객실 50실 이상 숙박업소에서의 일회용품 사용이 제한되며, 칫솔, 면도기 등의 무상 제공이 금지된다. 또한 4월부터는 플라스틱 재생 원료 사용 활성화 대책으로, 플라스틱 제품이나 용기에 재생원료를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할 경우, 그 사용 비율을 표시하는 '재생원료 사용 비율 표시제'가 시행될 예정이다.
플라스틱 재생 원료 사용은 세계적인 흐름으로 EU는 2025년부터 페트병 용기 소재의 25%를, 2030년에는 30% 이상을 재생 원료 사용 제조를 의무화할 예정으로, 국제재생표준(GRS)이나 유럽연합의 재생에너지 지침에 부합하는 지속가능성 및 저탄소 제품에 대한 국제인증제도(ISCC) 같은 인증제도를 마련하여 기업들의 인증 취득을 촉진하는 플라스틱 대책을 세우고 있다.
한편, '일회용 택배포장 기준'이 시행됨에 따라, 온라인 업체는 택배 포장 시에 공간 비율을 50% 이하로 줄이고, 포장 횟수도 1차로 간소화시켜야 한다.
4월 10일(수) 선거를 맞아, 환경단체에서는 제22대 총선이 '탄소중립·친환경 선거'가 되기를 촉구하는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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