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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문화

(책) 에드거 앨런 포「일러바치는 심장」

by 두우주 2023.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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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제 | The Tell-Tale Heart  

지은이 | 에드거 앨런 포 Edgar Allan Poe 

옮긴이 | 박미영

출판사 | 스피리투스

주   제 | 호러공포소설, 미스터리소설, 서양근대문학, 미국문학

 

01234
출처 : 알라딘

 

 

 스피리투스 출판사에서 시대를 초월하여 문학 독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들로 기획한 '문득시리즈'의 세 번째로 2019년 7월에 출간되었다. 11편의 단편이 수록된 총 216쪽으로 갖고 다니면서 읽기 좋은 문고판 크기의 책이다.

 

 박미영 번역가는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KBS 방송아카데미 영상번역작가 과정을 수료한 기획자이자 번역가로, <프레셔스>, <셜록의 제자>, <뉴욕 미스터리>, <밑바닥>, <블랙머니>, <우리가 추락한 이유> 등을 번역했다.

 


 

 

 


 

 

- 목 차 - 

어셔가의 몰락

일주일에 일요일 세 번

붉은 죽음의 가면

구덩이와 추

검은 고양이

일러바치는 심장

도둑맞은 편지

긴 상자

타르 박사와 페더 교수의 치료법

아몬틸라도 술통

절름발이 개구리  

 


 

 

 

어셔가의 몰락

 나는 친구의 태도에 논리적 일관성이 없음을 금세 깨달았고, 곧 과민한 신경증으로 인한 습관적 떨림을 억누르려는 미약하고 부질없는 노력에서였음을 알게 되었다. (14p)

 

 

 

 

일주일에 일요일 세 번

 종조부의 약점에 대해서는 앞서 말한 대로지만, 그분의 고집을 두고 약점이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고집은 그분의 강점이었다. '절대로 약점이 아니었다.' 내가 그분의 약점이라고 하는 것은 그분을 괴롭히는 노파 같은 괴상한 미신을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이다. 종조부는 꿈이니 조짐, 온갖 사소한 규칙에 골몰했다. 사실 이것은 그분의 취미 중 하나였다. (42p)

 

붉은 죽음의 가면

 그리하여 마지막 종소리의 여운이 완전히 정적으로 스러지기 전에 이전까지는 아무의 관심도 사로잡지 않았던 한 가면 쓴 인물의 존재를 무리 중 많은 이들이 의심할 여유가 생겼다. (54p) 

 

구덩이와 추

 고문의 천재인 수도사들이 나를 위해 준비한 파국을 이제 더는 의심할 필요가 없었다. 내가 구덩이의 존재를 알아챘음을 종교재판관들이 알게 된 것이다. 나처럼 꺾이지 않는 자들을 위해 마련한 공포의 구덩이...(71p)

 이는 내가 절대로 명심해야 할 교훈이었다. 내 행동거지 하나하나가 관찰되고 있음이 분명했다. 자유라! 나는 고통스러운 죽음 한 가지에서 벗어났을 뿐이었고, 죽음보다 더 괴로운 다른 고통으로 몰릴 것이다. (78p)

 

검은 고양이

돌이킬 수 없는 최후의 파멸처럼 비뚤어진 기운이 찾아왔다. 이 기운은 이성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하지만 이 비뚤어짐이야말로 인간 심리의 원시적인 본능이며, 인간의 특성을 규정하는 분리 불가능한 주된 특징, 또는 감정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악의적이거나 어리석은 행동인 줄 알면서도 단지 그래서는 안 된다는 이유만으로 죄를 저질러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86p)

 이러한 고통의 압박에 짓눌리다 보니 내 안의 미약한 선량함의 흔적은 굴복하고 말았다. 사악한 생각이, 무엇보다 어둡고 사악하기 짝이 없는 생각만이 나의 유일한 친구가 되었다. 침울한 나의 평소 기질은 만물과 만인에 대한 증오로 바뀌었고,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억제되지 않은 분노의 표출에 나 자신을 잃고, 불평 없이 누구보다도 꿋꿋이 참아주는 아내에게 수시로 분풀이를 하곤 했다. (92p)

 

일러바치는 심장

 그렇다! 신경질적이었다. 나는 몹시, 몹시도 끔찍이 신경질적이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왜 나를 미쳤다고 할까? 그 병은 내 감각을 파괴하거나 무디게 한 것이 아니라 날카롭게 했다. 무엇보다도 청각이 예민해졌다. 천국과 지상의 온갖 소리가 다 들렸다. 지옥의 많은 소리가 들렸다. (98p)

 

도둑맞은 편지

지나친 영리한 만큼 지혜에 해로운 것은 없다. _세네카

 지도를 놓고 하는 게임이 있어. 한 팀은 묻는 쪽이고 다른 팀은 주어진 단어를 찾는 거야. 게임 초보자라면 일반적으로 상대를 당황하게 하려고 제일 조그만 글씨로 적힌 지명을 문제로 내지. 하지만 고수는 커다란 글씨로 지도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길게 쓰인 단어를 골라. 길거리의 과하게 큰 글씨 간판이나 플래카드와 마찬가지로 너무 뻔하기에 오히려 시야에서 비껴가는 거야. 그리고 이렇게 보지 못하고 놓치는 것이 바로 두뇌가 너무 명확하고 훤하게 자명한 일을 알아채지 못하는 현상과 정확히 맞아떨어지지.

 예를 들어 관성의 원리는 물리학과 형이상학에 동일하게 여겨지지. 물리학에서 큰 물체가 작은 물체보다 움직이기 힘들고 그에 따른 운동량도 이 어려운 정도와 비례하듯이. 형이상학에서는 지적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더 강하게, 더 일정하게 , 더 중요하게 행동함에도 불구하고 과정의 첫 단계에선 더 주저하고, 더 당황하며, 망설임이 심하지. (130p)

 

긴 상자

 이제는 온통 혼란과 절망뿐이었다. 하지만 손에 닿는 대로 화물을 최대한 바다로 내던지고, 남아 있는 돛대 두 개를 잘라내 배의 무게를 줄이려는 노력이 진행되었다. 그리고 그러는 사이 새어 들어오는 물이 빠르게 차올랐다. 

 해가 저물 무렵 강풍이 돌연 확 사그라들었고, 파도도 그와 함께 잠잠해지자 우리는 보트에 의지하여 살아날 일말의 희망을 품었다.  

고된 노동 끝에 마침내 아무 사고 없이 대형 보트를 뱃전 너머로 내리는 데 성공했고, 선원 전원과 승객 대부분이 여기 몰려 탔다. 

 선장과 함께 배에 남은 승객 열네 명은 선미의 소형 보트에 운명을 맡기기로 했다. (150p)

 

타르 박사와 페더 교수의 치료법

아직 젊으시군요. 떠도는 소문을 믿지 말고 세상일이 어찌 돌아가는지 스스로 판단해야 할 때가 올 겁니다. 남들이 하는 말은 믿지 말고, 직접 본 것은 절반만 믿으세요. (162p)

 

아몬틸라도 술통

 포르투나토가 내게 가한 수많은 상처를 나는 참고 또 참았다. 하지만 그가 감히 나를 모욕했을 때 나는 복수를 하기로 다짐했다. 그러나 나란 사람의 본질을 익히 아는 사람이라면, 내가 협박을 입 밖에 내리라고는 생각지 않을 것이다. 마침내 복수의 때가 왔다. 이건 확실히 결정한 부분이었으나, 단호하게 결심한 만큼 내게 미칠 위험은 배제해야 했다. 징벌을 내리되 나는 처벌받지 않는 징벌이어야 했다. 징벌이 그 복수자를 덮쳐온다면 악행은 지벌 되지 않은 것이다. 또한 악행을 저지른 자에게 복수자가 느꼈던 것과 같은 감정을 느끼게 하지 못한다면 그 역시 징벌이 이루어지지 못한 것이다. (185p)

"내게 도전하면 무사하지 못하리라" (190p)

 

절름발이 개구리 

 "이제 확실히 보입니다." 그가 말했다. "이 가장꾼들이 어떤 자들인지, 위대한 왕과 일곱 대신이군요. 무력한 소녀를 거리낌 없이 후려치는 왕과 분노한 왕을 부추기는 일곱 신하 말입니다. 저는 그저 어릿광대인 절름발이 개구리일 뿐이고 이것이 제 마지막 농담입니다." (211p)

 

 


 

 

 200여 년 전 작가가 살았던 1800년대의 암울한 사회적 분위기와 이성적 갈등을 짐작해 보면서 지금도 사라지지 않은 비슷한 공포와 두려움을 떠올릴 수 있다.

 

<검은 고양이>를 처음 읽었을 때의 소름 돋았던 전율을

<일주일에 일요일 세 번>은 고집불통 '꼰대'를 슬기롭게 상대하는 젊은 기지를 

<구덩이와 추>는 포기하지 않는 자에게 찾아온 구원을

<절름발이 개구리>의 멋진 복수를,

그리고 복수는 <아몬틸라도>처럼 강력하고 철저하며 완벽하게 해야 뒤탈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중복되는 단어와 분위기에도 지루하지 않게, 괴이하고 음울하며 불안과 광기로 가득한 심리를 완벽하게 묘사하는 작가의 문체와 함께 추리와 복수, 죄의식과 두려움, 이성적 한계와 위트까지 에드거 앨런 포의 다양한 작품을 만나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