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문화

민물김

두우주 2023. 7. 20.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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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아니라 깊은 계곡에서 김이 자란다. 

강원도 삼척시 해발 400m 고암산과 갑봉산 사이에 자리한 깊은 골짜기 소한계곡, 여기에 민물김이 숨어 있다.

과거 함경도와 강원도 몇몇 계곡에서 채취되어 임금에게 진상되기도 했다는데 현재는 거의 자취를 감추고 소한계곡에서만 일부 서식하는 것이 확인됐다.

 

출처 : 민물김연구센터

민물김은 전 세계적으로 드물게 생산되는 최고급 식품이며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삼척에서 서식하는 희귀 생물자원으로, 소한천 상류계곡에서 봄부터 가을 사이 성장한 것을 채취해 사용했지만, 최근에는 급격한 개체수 감소로 인한 생물자원의 서식지 보존가치의 필요성으로 인해 생태·경관 보존지역을 지정하여 채취를 금지하고 관리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이 같은 서식 환경과 자연적 특성을 갖춘 서식지는 국내의 소한계곡과 일본의 후지산 인근 및 큐슈 지역이 유일하며 일찍이 큐슈 지역에는 다양한 종류의 가공상품이 개발되어 있다.

 

민물김의 생장

녹조류의 일종으로 서식환경이 까다롭고 생태적 특성도 매우 독특하다. 서식지의 경우 석회 성분이 풍부한 약알카리성의 물이 초당 1m 이상으로 세차게 흐르는 용천수의 조건과 일 년 내내 13℃ 내외의 서늘한 수온이 유지되어야 한다. 민물에서 자라는 녹조류 중에서 유일하게 잎의 모양이 나뭇잎과 같은 엽상 형태를 띠고 있으며 일 년에 두 번 유성생식과 무성생식을 통해 증식한다.

 

민물김은 다른 종에 비해 생장단계가 복잡하지는 않지만 민물김의 유엽단계까지 90~120일 정도 걸려서 배양시간이 많이 걸리고 여러 가지 조건들이 충족되어야만 생장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소한계곡 1km 내에서만 자생하는 희귀종으로 4월~10월 초까지는 무성생식으로 성장하고, 10월~3월은 유성생식으로 생장하여 최대 10cm 정도까지 자란다. 이후 11월 말부터 포자를 방출하며 쇠퇴하기 시작하므로 이때를 맞춰 지역주민들이 채취하고 건조하여 식용으로 사용해 왔었고, 1980년대에는 15만 장, 2000년대에는 3만 장을 채취했다.

 

강원특별자치도 생태경관보전지역, 소한계곡

산림이 많이 분포하고, 석회암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침식된 계곡부가 깊은 골짜기를 형성한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민물김(Plasiola Japonia)이 서식하고 있으며, 소한천의 950m 중에서 570m에 해당하는 구간에서 자생한다. 계곡 중앙부에는 초당굴(천연기념물 226호)이 있으며, 주변지역 84,958㎡는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출처 : 삼척시청

민물김 종보전 및 서식지 보호를 위해 2012년부터 소한계곡을 생태경관보존지역으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으며, 연구목적으로만 민물김을 채취하고 있다. 향후 민물김을 활용한 주민소득화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민물김연구(증식)센터를 건립하여 비누를 비롯해서 화장품과 식품 개발 등을 연구하고 있다.

 

민물김연구센터에서 데크길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서 계곡물이 세차게 휘몰아치는 급류 구간에 다다르면, 바위에 붙어서 물살에 따라 너풀너풀 춤추는 녹색빛의 민물김을 12월 중순까지 볼 수 있으며 겨울이 오면 자취를 감춰 버린다.

 

민물김 효능

만노스의 함량이 높고, 불포화지방산인 올레산과 리놀레산 함량도 바다김의 3~4배 이상 높아 콜레스테롤의 농도와 혈당을 낮춰주며 함염증 효과가 뛰어나다. 또한 칼슘과 인의 함량도 매우 높고, 바다김에는 없는 만니톨이라는 성분은 부종 제거에 탁월해서, 예전 지역주민들은 출산하고 미역국이 아닌 민물김국으로 산후조리를 했다고 한다. 이밖에도 민물김은 각종 항산화물질을 통한 질병억제 효과와 암세포에 높은 사멸효과를 보이는 등, 많은 약리적 효능을 가지고 있다.

 

지금은 맛보기 힘들어진 민물김은 어떤 맛일까?

바다에서 나는 김보다는 덜 짭짤하지만 감칠맛은 더 강하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주민들은 민물김을 채취해서 음식에 맛을 내고 장터에 내다 팔기도 했다. 잘 보존하고 개체수가 증가해서 하루빨리 맛볼 수 있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